본문 바로가기

日記373

목소리 목소리에는 의미가 담긴다. 처음에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목소리에도 많은 감정이 담길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 감정을 가만히 읽어볼 수 있는 귀가 열린 건, 역시 주변의 여러 일 때문이다. 전화를 걸고, 받는 아버지의 목소리는 무척 차분하고 고즈넉하다. 목소리에 저녁노을이 깔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저녁노을은 하루의 정리, 마무리가 담겨 있다. 회상과 열망도 담겨있다. 아빠의 목소리가 꼭 그렇다. 무언가를 정리하는 듯, 욕심도 절망도 없이 고요하다. 하지만 그 뒤에 어떤 열심 혹은 열망이 있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나는 요즘 그 목소리가 섬뜩할 정도로 두렵고 겁이 난다. 살아간다는 것과 죽어간다는 것에 무슨 차이가 있을까? 아빠는 자신이 죽어간다고 생각하고, 나는 살아갈 날을 .. 2007. 4. 20.
축하합니다 한미FTA가 체결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당신의 뜻을 기어이 이루셨으니 이제 집에 가서 편히 쉬시지요. 2007. 4. 2.
한계 어려움에 부딪힐 때마다 느끼는 나의 한계는 마음을 둘 '사람'을 찾는 다는 것이다. 또 부딪치는 한계가 있다. 마음 둘 사람이 많음에도 마음을 맡겨두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강한 것이 아니라 강한 척하면서 스스로를 상처주는 것 아닐까. 힘의 분배를 잘 해서 달려가야 할 때. 2007. 3. 27.
누가 무엇으로 살아온 인생은 누가 무엇으로 보상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왜 내가 이렇게 되어야 하냐고 남을 탓하고, 나를 탓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 삶은 어떤 하찮은 이유로 혹은 중대한 이유로 그 방향이 갈라진다. 지금도 그렇다. 누구도 보상해줄 수 없다. 달려갈 길의 끝을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쉬임없이 달릴 뿐, 멈출 수 없을지도 모른다. 멈추면 달려드는 불안감에, 더 두려워지니까. 머릿속에는 오로지 달려야 한다는 생각 뿐. 지금은 전투력 상승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이다.그러나 오늘 하루만은 운다. 지금 울어 두고, 다시는 울지 않을거다. 가슴아프고, 후회되는 모든 것을 몰아서 게워내고 내일은 쳇, 하고 달려야겠다. 2007. 3. 21.
헛물을 켜다 헛물켜다 [동사] 애쓴 보람 없이 헛일로 되다. 야, 오늘은 왠지 이 단어가 뼈 속으로 스며든다. 매일매일 뭔가 하고 살아가는데, 늘 헛물켜는 것 같은 느낌. 노력은 많이 했던가 싶고. 나는 잘 하고 있는 걸까? 2007. 3. 19.
이제 당신이 늘 행복하기를. 나도 이제 행복하기를. 2007. 3. 13.
맞는 말 내가 아무리 까불고 살아도 시간은 늘 나를 가르친다. 2007. 3. 4.
딱 그 만큼만 길을 걸었다. 리어카 한 대가 길가에 서 있다. 가까이 가니 리어카 안에 리어카 주인인 듯한 아저씨가 누워있다. 4시 조금 넘어, 햇살이 느지막히 내일을 향해 거닐 때 쯤이었다. 하얀 백설기를 손에 쥐고,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누워있는 아저씨의 모습을 보니 꽁꽁 얼어있던 마음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좁은 리어카 안에 다리를 구부리고 누웠지만, 아저씨의 표정은 '만족' 그 자체였다. 불만이 가득한 내 뚱한 표정이 유리창에 비춰졌다. 난 뭐가 그렇게 불만족스러운 걸까. 제 때 나오지 않은 소식지 때문에? 좀 처럼 나아지지 않는 몸의 리듬 때문에? 내 불만족은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 때문이 아닐까. 혹시 넌 너무 멀리서 그것을 바라보며 걱정하고 있는 건 아니냐. 딱 그 만큼. 작지만 소중.. 2007. 2. 24.
남겨지다 떠나간 자리에 남는 것은 남겨지는 것. 추억 내지는 상처.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2007. 2. 5.